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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4년 톺아보기

PPakSang 2024. 12. 29. 00:56

어김없이 돌아온 톺아보기 조금씩 톺아보기를 업로드 하는 날짜가 미뤄지는 것은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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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톺아보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블로그에 23년 회고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지난 서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짧았던 2022년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무색할 만큼 2023년은 너무 짧았고, 정신없던 한 해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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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내 마음속에 담아두고 상기하는 배움, 성장, 도전 이라는 키워드는 올해도 유효했다.

올해는 거기서 더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휴식을 조금이나마 알게된 해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스스로를 던지는 행동을 잘 하는데 이따금 그것이 나를 지치게 만들기도 했다.

멈출 수 없는 기차처럼 휴식하는 법을 모르고 몸은 쉬고 있으나 정신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잦았다.

'쉬어도 쉬지 못하는 나' 가 내겐 큰 고민거리였다

 

물론 그렇게 살아도 괜찮았다. 나는 '아직' 태울 에너지가 많고 앞으로 나아갈 의지가 확고하며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10년 20년이 지나도 괜찮을까? 결국 잘 달리기 위해서 잘 쉬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 쉬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올 한 해 목표 중 하나였다.

 

잘 쉬기

잘 쉬는게 뭘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잘 쉰다'는 건 쉴 때 마음속의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해야 할 일을 잠시 접어두고 긴장을 풀며, 지금 눈앞에 있는 것들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잘 쉬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찾은 방법은 '잘 일하는 것'이었다. 잘 쉬기 위해 잘 일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일을 잠시 못 접어 두었던 이유는 결국 내가 일을 온전히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일을 잘 끝내기 위해선 일의 범위를 잘 정의해야 했다. 큰 일이 있더라도 그 일을 더 작은 단위로 쪼개 여러 단계의 일로 나눌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주어진 기간 내에 모두 잘 끝마쳐야 했다. 나는 일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잘 정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일의 범위를 잘 정의하기 위해선 내가 그 일에 리소스를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 즉, 내가 그 일을 얼마만에 끝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잘해도 완벽히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오차를 점점 좁혀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양한 일을 하면서 내 역량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고, 일을 쪼개서 수행하면서도 주어진 기간 안에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 때 이후로 쉬는 방법을 조금씩 알게된 것 같다.

 

슬기로운 개발생활

연초에 세운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 주어진 요구사항을 일정안에 잘 구현하기(= 1인분 하기)

- 팀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활동하기

- 내가 얻은 지식과 업무 현황을 '잘' 공유하기

- 한 해 동안 파고들었던 기술을 주제로 대내외 발표하기

 

목표를 평가함에 있어 주관이 들어갈 요소가 많지만, 돌이켜 봤을 때 모든 목표를 부끄럽지 않을 수준으로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1인분'은 일정을 준수하면서 최대한 완성도 높은 코드(혹은 인프라)를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변경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이건 비단 개발자에게만 필요한 역량이 아니라,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도 요구되는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직접 도입한 기술을 팀원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복잡하고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한 프레임워크스펙의 경우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설정을 분리하고 어노테이션 기반으로 필요한 설정값을 넣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꾼다던가, 우리 팀에 적합한 배포 전략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기술 사용의 목적이 되는 부분을 제외하곤 모두 관심사 밖으로 둘 수 있도록 구조를 세팅했다. 또한, 단순히 기능 개발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링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신규 알림을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알림 툴을 세팅해 기능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신속히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는 등 개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한 해였다.

 

내 경험을 팀원들에게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문서화를 꾸준히 하기도 했다. 기술 개념부터, 사용 가이드, IT 컨퍼런스 세미나 참여 내용까지 20개 가까이 되는 글을 작성하고 공유했다. 내 생각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데 항상 관심이 많다.

 

운이 좋게도 올해 시간을 들여 살펴보고 팀내에 도입한 Hazelcast가 신규 프로젝트 운영환경에 안정적으로 안착되었고 이를 주제로 사내  발표를 하기도 했다. 공개적인 발표를 준비하면서 특히 기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정확한 정보만을 전달하기 위해 아주 사소한 것도 여러번 검토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수준 높은 영상을 제작해주신 개발자들이 다시 한번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 개발자의 패기 하나만으로 발표했다

 

사이드 프로젝트

회사에서 퇴근하고 나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운동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어쩌다보니 1년에 걸쳐 총 3개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는데 다시 한번 과유불급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이 들면서도ㅎㅎ 내가 얼마나 리소스를 쓸 수 있는지 그 한계치를 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소 웃긴건 3개의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기술스택이 정말 제각각인데 스프링 베이스로 kotlin, java 로 나뉘고 java 는 jdk 버전이 상이하며 프로젝트는 gradle 과 maven 으로 나뉘고 메인 db는 mysql, mongo 그리고 클라우드마저 aws, ncp 를 나눠서 쓰다 보니 각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스위칭 비용이 상당했다...

 

그래도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도전을 해봐서 좋았다. 가령 사용자 데이터를 AI 로 평가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본다던지 운용 가능한 채팅 시스템 설계를 해보기도 했고 신규 프로젝트를 빠르게 셋업하는 능력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모든 프로젝트가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내년에도 기술적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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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를 지켜보고 집중 수준에 따라 코멘트를 달아 주는 FocusMonster

 

멘토링/강연

학생 때 앞서 나간 많은 개발자들의 경험을 보고 들었던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됐었고 나도 올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개발자를 준비하는 많은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운 좋게도 그런 내 생각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점들을 바탕으로 멘토링 3회와 강연 2회를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모교 후배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가장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는데, 후배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시야를 넓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준비했던 강연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올해 기획했던 강연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고 내년에는 더 많은 채널에서 예비 개발자들을 위해 활동하고 싶은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트캠프 '스위프' 초청 강연

 

모교 초청 강연

 

또 다른 방향으론 블로그에 남겨진 댓글도 최대한 신경을 써서 답변을 남겼다. 그 과정에서 정말 간절하게 준비하고 계신 분이 커피챗을 요청하셔서 도움을 드릴 일이 있었는데 내가 크게 도와드린 것은 없지만 감사하게도 합격 하셨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지만 지금 나와 같은 층에서 근무를 하고 계신다(세상이 정말 좁다).

 

합격의 순간을 목격하는건 언제나 뭉클하다

운동

아무리 바빠도 운동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체력이 내 인생의 다음 스텝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운동다운 운동을 2년동안 하지 않은게 내 건강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친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9월까지 테니스를 정말 미친듯이(?) 했다. 저녁이면 테니스를 쳤고 저녁에 약속이 생기면 새벽 6시에 테니스를 치고 출근했다. 10월부터 회사일이 조금 바빠져서 테니스는 잠시 쉬고 헬스를 하고 있는데 자꾸 테니스가 아른거려서 1월부터는 다시 시작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아쉬움

올해는 내 인생의 칸반보드에서 회사가 본격적으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해였다. 때문에 내가 시간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많은 일들에 도전했다. 다행히 모든 일을 어떻게든 마무리하긴 했지만, 몰려드는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급급했던 탓에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생긴다.

 

무엇보다 블로그 포스팅을 지속적으로 하지 못한게 아쉬운 점 중 하나인데, 글쓰기 자체는 다른 채널(주로 사내 위키)에서 이어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블로그에서만 쓸 수 있는 글들을 남기지 못한게 아쉽다. 내년에도 주기적으로 포스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을 꼭 내서 쓸 수 있음 한다.

 

올해는 새로운 기술을 많이 배우고 적용한 해였지만, 정작 읽은 기술서는 5권도 채 되지 않았다. 코드를 작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법론을 알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고 그런 능력을 키우는데 독서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올해 많은 경험은 쌓았지만, 스스로의 성장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는

위에 나열한 아쉬움을 풀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 쉬기 위해 잘 일하는 방법을 꾸준히 터득하고, 올해는 의욕을 앞세워 수많은 도전을 했다면 내년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 몸을 웅크리는 법을 아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작년과 같이 여전히 편안함을 경계하고 초심을 유지하고자 하지만 그것이 지난날에는 개발 그 자체를 향해 있다면 내년에는 내가 개발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보고 싶다.

 

그리고 개발 말고도 잘 살아가는데 배워야할 게 너무 많다! 하나씩 도장깨기 해볼 예정이고 취미도 올해보다 조금 더 가져볼 수 있음 한다ㅎㅎ(회화 학습도 꼭😂)

 

 

그리고 아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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